투발루 기후변화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소포앙가 소파투〈사진〉 투발루 적십자사 사무총장을 만났다.

푸나푸티 적십자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변화에 함께 응전(應戰)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정리했다.

"투발루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사실입니다. 그걸 피해서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이곳에 남기로 결정한 사람들의 정신까지 결정짓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싸우기도 전에 포기하고 이주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겁니다.

최근 우리는 학교 정규 과목에 '기후변화'를 포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가 맞닥뜨릴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해결에 필요한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들이 이 나라를 그저 '물에 잠기는 나라'로 생각하기보단 '내가 어떻게 하면 이곳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집중하길 원합니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던집니다. 예를 들어 '해수면이 차올라 더 이상 농작물을 키울 수 없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니? 거기서 너의 역할이 뭐니?'라고 묻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떤 정답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이 수업에서 우리가 가장 강조하는 건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외부에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입니다. 우린 지금 지구라는 행성에 같이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왜 함께 이 문제에 대응하지 않습니까? 투발루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 직격탄을 맞는 나라지만, 정작 우리가 배출하는 것은 극소량입니다. 한국은 배출량 10위권 안에 드는 나라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