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5일 '35억 주식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여야(與野)는 격렬하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자니까 기분 나빠서 물러가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 부부를 검찰에 고발하고 금융위원회 조사를 요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의견이 '적격'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 의혹이 대부분 해명된 만큼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16일 국회에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방침이다. 각종 논란에도 결국 이 후보자 임명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 후보자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야당 의원들을 겨냥해 '무뇌아들' 'X신' 등 욕설 내용이 담긴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논란이 됐다. 오 변호사는 "업계 종사자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참고할 만한 글이어서 인용한다"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가 공유한 글에는 "조국은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X나 재수도 없다. 하지만 주식 많다고 (이 후보자를) 까는 야당 X들은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라는 것을 망각하는 무뇌아들임. X신들아"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 밖에도 오 변호사 페이스북에는 '이미선 후보 임명 강력 지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 지지 성향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
야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 후보자가 보유 주식 관련 기업의 재판을 했다는 이해충돌 의혹, 내부자 정보 이용 의혹 등인데 본질을 흐리기 위한 여론전이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오 변호사는 인사청문위원인 한국당 주광덕 의원에게 맞짱 토론을 제안했고, 전수안 전 대법관이 나서 이 후보자 옹호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 김형연 법무비서관이 후보자 남편에게 해명 글을 올리라고 시켰고, 조국 민정수석은 이 글을 카카오톡으로 퍼 날랐다"며 "국민 상대로 여론전을 벌인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적극 엄호 태세를 취했다. 이해찬 대표는 당 회의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중대한 흠결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고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보다 부자니까 기분 나쁘다, 이런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 부부에 대한 검찰 고발, 금융위 조사 요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국당은 이날 이 후보자 부부를 부패방지법·자본시장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죄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고발장에서 이 후보자가 2017년 주식회사 이테크건설의 하도급 업체 관련 사건을 재판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남편 오 변호사와 함께 주식을 집중 매입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금융위에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조사를 요청했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이테크건설의 2700억원 건설 수주 공시 직전 이 후보자가 5차례에 걸쳐 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것에 대한 의혹 등을 조사 대상에 적시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조국 수석이 인사 시스템 오류의 주원인"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 504명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54.6%로 집계돼 '적격하다'는 응답(28.8%)보다 25.8%포인트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