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1965년부터 지난해 작고할 때까지 53년간 살았던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다.
김 전 총리의 아들 김진(58) 운정장학회 이사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평생을 부모님과 함께했던 청구동(현 신당동) 집을 오늘 완전히 인도했다"며 "마지막으로 집에 절하고 철문을 닫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라고 썼다. JP의 신당동 자택은 대지 면적 645㎡(195평), 연면적 627㎡(190평)의 지하 1층, 지상 2층 양옥 주택이다. JP 측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본지 통화에서 "남매가 경제적인 이유로 신당동 자택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며 "JP가 (재산을) 제대로 물려주지 못하고 거의 빈손으로 떠났다"고 했다.
이 집은 한국 정치사(史)의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진 무대였다. 1968년 김형욱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육사 동기인 JP가 민주공화당 내 사조직을 만들었다고 의심하고, 신당동 자택 주변을 중정 요원들로 에워쌌다.
'3김(金) 시대' 이 집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과 더불어 정치 본거지로 꼽혔다. 1997년 10월에는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가 극비리에 이 집을 찾아 'DJP 연합'을 성사시켰다. 대문을 열고 들어온 DJ가 "이번 대선에서 도와 달라"고 부탁하자, JP는 "내가 총재님의 원과 한을 풀어 드리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작년 6월 JP 별세 후 장녀 예리(68)씨와 김 이사장이 공동 상속했으나 지난 2월 박모(52)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