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2학기부터 고3 학생 49만명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하겠다고 밝힌 '고교 무상교육' 방안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매표 정책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에 최근 합의했는데, 만약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고3은 내년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들 표를 잡겠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그제 당정청 회의에 보고한 자료에는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2020년 고1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해 2022년 고3까지 완성한다"고 돼있다. 1985년 도서 벽지부터 시작된 중학교 무상교육도 1992년 읍면 지역, 2002년 시 지역 중학교로 확대됐다. 그 과정에서 한결같이 3년에 걸쳐 중1→중3으로 무상 의무교육이 확대됐다. 그런데도 고교 무상교육은 당초 발표를 뒤집으면서 1년 당겨 시행하고, 순서도 고3부터로 거꾸로 뒤집은 것이다. 1년 앞당긴 것도 내년 총선에 맞춘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갑자기 바꾸면서 아무 설명도 없다.

정부 방침대로 고3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하면 현재 고3과 고2는 각각 6개월, 1년씩 무상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현재 고1과 중3은 순리대로 고1부터 시행하는 것에 비해 각각 6개월, 1년씩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 당연히 고1, 중3 학부모는 반발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문제는 알리지 않고 고3부터 시행한다고 불쑥 발표부터 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교육부 장관을 이번 개각 때 바꾸지 않은 것도 선거용 교육정책을 더 만들 게 남았기 때문인가. 고교 무상교육은 추진해야 할 정책이지만 그것을 이용해 매표 행위를 한다는 게 될 일인가. 정권이 이렇게 선거에 내놓고 목을 걸면 정부 정책은 국민이 아니라 여당을 위한 것이 된다. 국민은 그 부작용까지 감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