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임명장을 준 신임 장관 5명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평화가 경제"라며 대북 제재가 풀려야 가능한 남북 경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부처 역할 중 하나로 '남북 교류'를 꼽기도 했다.

김연철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비핵화와 평화 정착 과정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미·북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도 '남북 경협'을 강조했다. 통일부 직원들에겐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다"며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능동의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통일부 안팎에선 "대북 제재 국면하에서도 남북 교류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장관은 "창조적인 일을 수행해야 하는 통일부 직원들에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가 필수"라고 했다.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오른쪽에서 둘째) 대통령과 신임 장관의 환담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자리에 서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맨 오른쪽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 장관은 "통일부의 업무는 종합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다른 부처와 협업이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면서 부처 간 협업의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통일부가 중심이 돼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미·북 대화가 교착된 상태에서 통일부 목소리만 커진다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 간 상생 협력과 공정 경제 실현, 소상공인·자영업기본법 제정 등을 중점 추진 정책으로 언급하면서 "(중기부가) 문재인 정부의 상징 부처로서 그에 걸맞은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 경제를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재난의 불확실성에 맞설 수 있도록 예방 중심 사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3일 이미 취임식을 가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장관 임명식에서 김 장관을 맞은편에, 박 장관을 바로 왼쪽에 앉혔다. 김 장관과 박 장관은 야당이 임명 강행에 가장 크게 반발했던 인사다. 야당 반발에도 '신뢰'를 보여주기 위한 안배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아주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이를 통해서 행정 능력, 정책 능력을 잘 보여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날 임명식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수장을 맡았던 진영 장관은 "대통령님을 이렇게 가까이 모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참 영광"이라고 했다. 박양우 장관은 "문체부가 정신뿐 아니라 경제를 함께해야 하는 부서"라며 일자리 증대와 한류 발전, 남북 문화·체육·관광 교류 활성화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