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한 여성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부터 작년 9월까지 출산한 15~49세 여성 1784명을 대상으로 분만 방법을 조사한 결과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가 42%, 자연 분만한 산모가 58%였다. 같은 조사를 3년마다 하는데 2015년(39%)보다 비율이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왕절개 분만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 비율을 전체 산모의 10~15% 정도로 본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150개국의 평균 제왕절개율은 19% 정도다. 중남미 지역이 41% 정도로 가장 높고, 북미(32%)와 오세아니아(31%) 지역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는 19%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지에 실린 연구에선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전 세계 제왕절개 출산율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조사 대상 169개 국가의 약 60%에서 제왕절개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사연 조사에 따르면 엄마의 출산 연령이 높을수록 제왕절개 비율이 높았다. 25~34세 산모는 38~40%의 제왕절개 분만율을 보였지만, 35세 이상이 되면 47%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40세가 넘으면 65%에 달했다. 연구진은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고령 임신과 제왕절개 분만 사이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10년 전(30.8세)보다 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도 10년 전 14%에서 지난해 32%까지 늘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노산(老産)이 제왕절개율을 높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노산이 늘어나면 제왕절개도 함께 늘어나는 현상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면서 "보통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으면 둘째도 제왕절개로 낳기 때문에 제왕절개율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거주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제왕절개 분만율은 대도시(39%), 중소도시(45%), 농촌(47%) 등이었다. 연구진은 "농촌 지역일수록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보건의료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제왕절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의료 인프라가 적은 지역에서는 자연분만 시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비교적 안전한 제왕절개 분만을 택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