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의 홈 경기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의 라커룸엔 KBL(한국농구연맹) 우승 트로피 사진이 담긴 종이 수십 장이 붙어 있다. 트로피 사진과 함께 '재능은 게임에서 이기게 하지만 팀워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기게 한다' '너의 가족, 너의 팀, 너의 팬들을 위해 싸워라'라는 문구가 영어와 한글로 적혀 있다.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34·미국)가 만든 포스터였다. 그는 4일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을 앞두고 "동료 선수들 모르게 라커룸에 붙여달라"고 구단 직원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포스터를 만든 이유에 대해선 "나도 베테랑급 선수인데 챔프전 진출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동료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드는 그동안 챔프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2011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국내 리그에 데뷔한 이후 전자랜드, KGC, 모비스(현 현대모비스), KCC 등을 거쳤지만 한 번도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엔 KBL 구단과 계약하지 못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12월 전자랜드의 머피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면서 KBL 복귀 기회를 잡았다. 정규리그 26경기(경기당 평균 28분20초)를 뛰며 평균 18점 9.1리바운드를 올렸다.
2003년 창단한 전자랜드도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10개 팀 중 유일하게 챔프전에 나간 경험이 없다. 올해로 4강 플레이오프만 다섯 번째 치른다. 전자랜드는 4강 PO 1차전에서 LG를 86대72로 꺾었다. 로드는 "우리 선수들이 트로피 사진을 볼 때마다 새 역사를 쓸 기회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했다. 2차전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5일 전주 KCC와 벌인 4강 PO 홈 2차전에서 92대84로 이기며 2승으로 앞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