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강원 인제에 이어 고성에서도 대형 산불이 나 강풍을 타고 속초까지 빠르게 번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오전 1시 50분까지 이번 산불로 50대 남성과 70대 여성 등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250헥타르(㏊)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1시간 만에 5㎞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인근 콘도 숙박객과 주민 3620 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한 이날 밤 강릉시 옥계면에서도 또다른 산불이 발생해 동해시 망상동까지 번지면서 이곳에서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강풍 탄 산불…인제→고성→속초→강릉→동해로 급속 남하
5일 오전 2시까지 사망자는 1명, 대피 인원은 3620명이다. 민가나 비닐하우스 등 주택 피해상황도 상당하다. 속초시에서는 주택 20여채, 창고 1개동, 비닐하우스 5개동이 전소됐다. 고성군은 주택 105채, 창고 5개소가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강원소방 소방공무원 203명과 의용소방대 450명 등 총 6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불을 진화 중이다.

고성 산불은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번져 대피령이 확산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편 변압기에 발생한 불이 야산으로 옮겨 붙으며 시작됐다. 강한 바람 탓에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는 상황이다.

고성군은 원암리와 성천리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접한 속초시도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과 한화리조트,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4일 오후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산에서 불이 나 속초시 도로 버스를 태우고 있다.

현재 고성과 속초지역에는 성인이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는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9시까지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6.5m에 달했다.

불길은 속초 시내 쪽으로 번져 가 고성·속초 지역 콘도 숙박객과 주민들이 긴급대피했고, 속초 한화리조트 본관까지도 불이 번졌다. 이날 밤 불은 속초시 교동 아파트단지까지 불이 확산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

고성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릉시 옥계면에서도 불이 나 인근 동해시 망상동까지 번졌다.

4일 오후 11시 46분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의 한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점인 강릉시에서 12km가량 떨어진 동해시까지 번졌다.

5일 오전 0시 48분쯤엔 망상동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동해시 측은 산불이 인근 요양원과 민가로 확산할 것에 대비해 요양원 입소자 120여 명과 주민 등을 주변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이 산불로 동해고속도로 옥계IC~근덕IC 상·하행선 양방향 32km 구간이 모두 통제됐다.

소방청은 재난 대응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의 소방차를 해당 지역에 지원토록 조치했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소방청은 4일 오후 9시 44분을 기해 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리고 전국적으로 소방차를 동원했지만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다 야간에는 진화작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소방청은 이날 오후 8시 31분을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 소방차 40대 출동을 지시했으나 추가로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전국 규모로 소방차 출동을 요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소방당국에서만 차량 200여대, 인원 60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 산불로 10여 명 사상…속초 교동선 도시가스도 차단
인명피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전날 오후 고성 산불이 휩쓸고 간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는 김모(6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김씨는 고성에 거주하는 지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속초에서 이동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성군 죽왕면 주민 A(72·여)씨가 강풍에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A 씨는 집에서 머물다 대피령이 발령되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문호 소방청장은 5일 새벽 2시 브리핑에서 공식 사망자는 1명이라고 밝혔다. 또 산불로 민간인 11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불이 속초 시내 아파트 일대로 번지면서 속초시는 교동 일대 아파트 도시가스를 차단했다. 속초시청은 전날 오후 11시 40분 속초시 교동 일대 아파트(현대1차, 명지, 대명5차, 영랑호 대림), 교동주택 등 총 6315세대 도시가스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속초시내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속초시 장천, 영랑호, 속초고등학교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강원도청은 4일 오후 고성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자 대피소를 지정하고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고성의 경우 천진초등학교, 토성면 복지회관에 있다. 속초의 경우 대피소는 교동초등학교와 속초감리교회, 동명동 성당에 마련됐다.

속초의 영랑초등학교는 수용 인원 초과 상황이고, 중앙초등학교는 대피소 설치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는 이 밖에도 여러 장소에 대피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피소는 재난안전문자와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