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국회에 할 예정이라고 2일 청와대가 밝혔다. 여야(與野) 이견으로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김연철·박영선 후보자는 야당이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보고서 채택 가능성이 희박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도 '이념형 코드 인사'와 '현역 의원 불패' 공식을 재확인시켰다. '북한 편향'에 각종 막말로 논란이 된 김 후보자는 현 정부 '이념'에 가장 부합하는 인사란 평가를 받았고, 박 후보자는 '자료 제출 부실'로 인사청문회가 파행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작년 10월 피감 기관 건물 '갑질 입주' 의혹, 자녀 위장 전입 문제 등으로 청문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던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더 일을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도 했다. 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자신의 이념과 맞는 후보와 현역 의원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고집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김·박 후보자를 임명하면 이번 정부에서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공직 후보자는 10명으로 늘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간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했던 장관 수와 같다. 2013년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자 당시 민주당은 "국회를 무시하는 오기·불통 인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후보자 3명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을 7일로 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박영선 후보자에 대해 '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문 대통령은 8일 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이들을 장관으로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정국 경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김연철 후보자를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상징'으로 간주해 대북 제재와 경협 문제, 한·미 관계 등 외교·안보 이슈 전반에 대해 공세를 강화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조국 민정,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조 수석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야권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신 인사·검증 절차에 시스템 보완을 준비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