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한국을 떠나게 될 겁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최근 나온 통계청의 장래인구 특별추계 자료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인구·연금 전문가도 "이대로 가면 사회보험료(국민연금·건강보험 보험료)와 세금이 폭등해 젊은이들이 우리나라를 등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소수의 고급 인력이 해외 직장·연구소를 찾아 떠나는 '두뇌 유출(Brain Drain)' 수준이 아니라, 전국 곳곳의 수많은 직장에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보통 젊은이들까지도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의 대탈출'에 대한 경고는 지난해 8월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에 대한 공청회에서도 나왔다. 국민연금 기금이 기존 예측보다 3년 빠른 2057년에 고갈되고, 그렇게 되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20~30%까지 쭉쭉 오를 거란 전망이 발표된 때였다. 젊은이들은 불안과 불만, 걱정을 쏟아냈다. "내가 노후에 국민연금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도 않은데 보험료를 꼭 내야 하나" "당장 쓸 돈도 없으니 국민연금 해지하게 해달라"는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아직은 소수의 목소리지만, 지금의 10~20대가 40~50대가 되는 시기에는 막대한 사회보험료·세금 부담 때문에 이러한 목소리도 거대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한국은 2056년이면 중위 연령(연령순으로 한 줄로 섰을 때 가운데 사람의 연령)이 60세를 넘어선다. 쉽게 말해 국민 절반이 환갑 넘은 사람인 나라가 된다. 또 2065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유소년·노인 117.8명을 부양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이 수치가 100명을 넘어가는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사람으로 치면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셈이다. 성장에 대한 기대도 없이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의 부양 부담만 져야 하는 그 시대의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뜨자' '세금·사회보험료 더는 못 낸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에서 '혜택은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올리는' 재정 안정화 방안을 뺐다. 일부 국민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보다 못해 지난 1월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정부가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을 만들 때 반드시 재정 안정화 방안을 내놓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연금 개혁을 다음으로 미루는 폭탄 돌리기를 지속할 경우 미래 세대는 이를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되고,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도 갈수록 증폭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우리 아이·손주들과 최소한의 '고통 분담'이라도 하자"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