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은 들은 것 같다."
FC서울의 새로운 엔진, 윤종규(21)가 멋쩍은 듯 허허 웃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는 지난 2017년 대한민국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잠재력 있는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프로 입문 뒤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2017년 5경기, 2018년 7경기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모두 합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벌써 4경기를 뛰었다.
이유가 있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을 외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윤종규를 비롯해 조영욱 이인규 등 어린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기회를 잡은 어린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달린다. 윤종규 역시 달리고 또 달린다. 최 감독은 윤종규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포항과의 개막전 직후 "윤종규가 유일하게 11㎞이상 뛰었다"고 칭찬했다.
윤종규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그는 "확실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과 1분이라도 뛰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최 감독도 "윤종규가 어느 선까지 (성장해) 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경기 운영이나 세밀함 등을 다듬으면 재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일까. 윤종규는 최 감독 밑에서 유독 힘든 동계훈련을 보냈다. 그는 "최 감독님과 처음으로 동계 훈련을 해봤다. 이전에는 '마!'하고 호통 치신 적이 많지 않았는데, 괌에서는 하루에 한 번씩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감독님의 그 호통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움직임 등 세밀한 부분까지 모두 말씀해 주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애정 어린 지도를 받는 윤종규는 "팀이 더 잘 맞아 돌아가는 느낌이다. 경기에 뛰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윤종규는 2일 열리는 울산전에 출격 대기한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팀들도 다 강팀이지만, 다음 상대인 울산도 좋은 팀이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강한 상대와 경기를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기대가 된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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