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김학의 대전고검장이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을 때,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성(性) 접대 의혹'을 어디까지 알았는지를 놓고 며칠째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5일 "김 전 차관 임명 과정에서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이 김 전 차관을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검찰과거사위가 밝혔듯이 이번 사안의 핵심은 청와대가 경찰 수사를 방해했느냐 여부다. 그런데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청와대 검증 과정이 집중적으로 논란이 된다.
일각에서는 "여권(與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성적으로 문란한 김 전 차관을 감쌌다'는 그림을 그려는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고 나중에 민주당 의원이 된 조응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성 접대 소문에 대해 보고서를 올렸더니) '김 전 차관은 아니라는데 왜 자꾸 없는 사실을 들고 그러느냐'고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임명 직후 경찰이 내사 착수 사실을 발표하자 임명 8일 만에 사퇴한다. 인사 실패 자체는 박근혜 청와대의 책임이다.
하지만 청와대 검증 자체가 수사 대상처럼 언급되는 것은 이상하다. 이런 논리라면 검증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실제 흠결 있는 것을 알면서 사람을 기용한 지금 청와대도 다 문제가 될 것이다. 당시 이 전 차관을 내사했던 경찰들에 따르면, 김 전 차관 임명 시점에는 경찰이나 청와대 모두 '성 접대 비디오'를 확보하지 못했다.
김 전 차관 낙마 이후 경찰에는 새 수사팀이 꾸려졌다. 검찰과거사위의 표현을 빌리면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부당한 인사'로 꾸려진 팀이다. 그런데 이 수사팀은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이 신청한 압수 수색 영장이 검찰에서 수차례 기각되는 등 의심스러운 대목도 있다. 검찰 특별수사단이 꾸려지게 되면 당시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나 검찰의 방해와 압력이 있었는지는 조사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