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과 폐차 부속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보잘것없는 이 기둥은 한 그루의 나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니제르 북동부의 사하라사막, 테네레의 지역명을 따라 ‘테네레 나무’라고 불리던 아카시아 나무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진만 봐도 모래 냄새가 날 것 같은 이곳은 도저히 나무가 자랄 만한 땅이 아니다. 실제로 ‘테네레 나무’는 반경 400킬로미터에 달하는 사막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

작자 미상, '테네레 나무'를 위한 기념비, 1973년 이후 니제르 테네레 지역 소재.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던 이 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나무'라고 불렸지만, 처음부터 혼자는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주위의 나무들이 하나둘씩 말라 쓰러지더니 20세기 초에는 이 한 그루를 빼고 모두 사라졌던 것이다. 1938년 말 근처에 주둔한 프랑스 군대가 우물을 찾아 땅을 파 보니 '테네레 나무'의 뿌리가 35미터 깊이의 지하수에 닿아 있었다고 했다. '테네레 나무'는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모질게 삶을 유지하며 망망대해 같은 사막을 건너는 대상(隊商)들에게 길을 비춰주는 유일한 등대 역할을 했다. 그 한 그루 나무가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었다니 사정이 어땠겠는가.

1973년 ‘테네레 나무’는 트럭에 받혀 쓰러졌다. 음주 운전이었다. 사람들은 죽은 나무를 수도 니아메이의 국립박물관에 모셔두고 그 자리에 이 기념비를 세웠다. ‘이곳에 정말 나무가 있었다’는 명문과 함께. 아무리 차에 치여도 죽을 일이 없는 이 기념비는 수백년을 살며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했던 경이로운 나무조차도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는 어리석은 인간의 하찮은 호기 앞에선 살아남지 못했다는 걸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