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트레이드 파문을 일으킨 외야수 이용규(34)에게 무기한 참가 활동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용규는 구단이 징계를 철회하기 전에는 경기 출전은 물론 트레이드 시도도 할 수 없게 됐다.

이용규

22일 한화 구단은 "전날 구단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용규에 대해 구단 자체 징계 중 최고 수위인 무기한 참가활동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진행 방식이 ‘팀의 질서와 기강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향후 유사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차원에서"에서 최고 수위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용규는 앞으로 구단이 징계를 철회하기 전까지는 구단 출입, 훈련 참가 등 구단과 관련한 어떠한 활동도 할 수 없다. 또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르면 3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선수는 부상이나 질병이 아닌 부진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하면 연봉 300분의 1의 50%를 1군에서 제외된 일수에 따라 삭감해 받는다. 이용규의 연봉은 4억원으로, 연봉 감액 대상이다. 규정에 의해 이용규는 일당이 133만원에서 66만원으로 삭감된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자격을 다시 얻은 이용규는 한화와 줄다리기 협상을 하다 지난 1월 30일 계약 기간 2+1년, 최대 2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등 최대 26억원에 계약했다.

이용규는 정규리그 개막(23일)을 열흘 정도 앞둔 지난 11일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하면서 트레이드를 해달라고 했고, 15일 운영팀장 면담에서도 트레이드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16일 이용규에게 육성군(3군)행을 통보했다. 사실상 올해 1군경기에 투입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용규가 갑자기 트레이드를 요청한 배경은 포지션과 타선 변경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것에 대한 불만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용규는 그동안 중견수에 1·2번 타자로 기용됐다. 그러나 한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이용규를 주로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기용했다. 대신 중견수에 정근우를 투입했다.

이용규는 언론을 통해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그걸 외부에 공개한 방식 등은 잘못했다"면서도 "결코 타순이나 수비 포지션 때문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