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중고차' 부가티 거래 중개한 매매상 인터뷰
"이희진 형제 감옥에 있을 때부터 자동차 매각 의뢰"

"두 형제가 감옥에 수감돼 있던 2017년 가을부터 이들 형제가 세운 D사 직원들과 가격, 조건, 거래 방식 등에 대해서 논의를 해왔다. 계약까지 약 2년의 조율과정이 있었다."

2016년 9월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이희문 형제가 구속 중이던 지난해부터 수십억원대 차량 매도를 시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구치소에서 ‘옥중 매각’을 시도한 것이다.

일명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의 ‘부가티’를 중개한 도로오토모티브 조일도 대표가 21일 경기도 성남 분당전시장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갖고 ‘이희진 슈퍼카’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매매거래가 이뤄진 날,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러 언론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20억원 차값과 5억원 현금가방이라는 말로 각종 추측과 의혹이 쏟아지는 상태다.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뷰에 응한 취지를 설명했다.

이희진, 이희문씨 부모는 지난달 25일 김 모(34)씨와 중국동포 3명에 의해 경기도 안양시 자택에서 살해됐다. 피의자들은 집에 있던 5억원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1일 김씨의 모친은 "아들이 가져온 돈"이라며 2억 5000만원을 경찰에 제출했고, 김씨측 변호사은 "중국동포가 7000만원을 갖고 갔다"고 했다. 약 1억 8000만원의 돈이 비는 것이다. 자동차 매매를 중개한 오 대표는 "5만원권으로 5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이희진씨는 과거 블로그와 SNS로 호화주택과 각종 고급 차량을 자랑하며 ‘주식으로 번 돈’이라며 투자자를 현혹했다. 특히 부가티(정식명: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는 수퍼카보다 더 윗급인 ‘하이퍼 카’로 불리며 ‘이희진 재력’의 상징이 됐다.

도로오토모티브 매장에 전시된 부가티의 모습

다음은 조일도 도로오토모티브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이희진, 이희문 형제를 원래 알고 있었나.
"거래 이전에는 이름이나 연락처도 몰랐다. 2018년 11월 쯤 이희문 대표와 D사의 직원이 처음 매장을 찾아왔다. '출소한 지 일주일 됐다'고 하더라. 당시 평범한 차를 타고 왔고, 부가티는 자기네 빌딩 주차장에 있었다."

-20억짜리 차인데, 하루 만에 계약이 되나?
"2월 25일은 계약 싸인을 한 날이다. 사실 이 거래는 2017년 가을. 이희진, 이희문 형제들이 감옥에 수감돼 있을 때부터 회사 직원들과 얘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2년 시간 동안 한 3번 정도다. 당시 부가티 차량은 시스템 업데이트가 안돼 있었고, 배터리가 방전 되는 등 고장이 나있던 상태였다. 금액, 차량 상태, 거래 조건, 수리를 어떻게 해서 팔건지 등을 여러가지 내용들이 약 2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내부적으로 조정기간이 충분히 있었다."

-최종 계약은 어디서 했나.
"2019년 2월 25일 오전 11시. 금액이 커서 변호사 입회하에 매장에서 계약했다."

조일도 도로오토모티브 대표가 21일 오후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하면서 부가티를 매입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부가티 가격은?
"20억원에 매매됐다. 구매자가 5억원은 전량 5만원 수표 현금, 15억원은 본인 회사 법인계좌로 입금해달라고 했고, 그대로 처리했다. 당시 가방이 없어서 매장에 비치된 스포츠 가방에 돈을 넣었다. '5억원 현금'이라면 놀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20억원 차량 거래에 5억원을 현금으로 달라는 건 일상적인 거래다.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1억원짜리 차를 파는데 2500만원을 현금으로 달라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

-부가티, 이희진 꼬리표가 있는데 가치가?
"일반적으로 추정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 유럽에서는 동일한 차량이 더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이희진 꼬리표 떼기는 어렵지만, 이 차는 번호판이 달려있어 거리에서 달릴 수 있다. 새로 유럽에서 똑같은 차를 사가지고 오면, 우리나라에서 환경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소음, 배기 가스 등 때문이다. 따라서 희소성이 크다."

-압류가 걸렸던 차량인 점을 알았는지?
"압류가 걸려있었던 것은 알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다만 거래일 기준 지난달 25일 자동차등록원부를 보면 은행이나 국가 등으로부터 압류, 저당이 없는 걸 확인했다. 금액이 워낙 크다보니 변호사와 함께 여러 절차와 방식으로 검증했다. 서류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것을 확인한 뒤 매입했다. 부가티라는 이름과 20억원 차값만 봐도, 이 차량은 여러가지 이슈와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다 감안하고 매입을 했다."
이희문씨는 2017년 법인 명의 건물을 매각해 법원에 '해방공탁(가압류를 해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하는 것)'을 신청했고, 61억원의 공탁금을 걸었다. 그해 5월 부가티 압류가 해제됐다.

-다른 사람에게 판매된 차인데, 매장에 전시되는 이유는?
"구매자가 차를 안탈 때는 매장에 전시하는 조건으로 구입을 했다. 20억~25억원짜리 차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차 보관이나 보안 때문이다. 매장이 상대적으로 유지관리와 보안에 좋아서 그런 거다."

-또 다른 거래 조건은 없었나?
"없었다. 다만 오래 세워둔 탓에 시스템 업데이트, 배터리 교체 등이 필요했고, 이희문 측에서 수리를 완료한 뒤 판매하기로 했다. 그들이 3000만원 비용을 들여 싱가폴 부가티에서 수석 기술자가 와서 수리한 뒤 판 것이다."

조일도 대표가 공개한 부가티 등록증과 자동차양도증명서의 모습.

-구매자와는 누구이고, 언제부터 얘기가 오갔다.
"올해 초부터 얘기가 오갔다. 구매자의 신상은 밝힐 수 없다. 만약 이 차량을 현재 유럽에서 가지고 온다면 35억원은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서 이 차량이 약 180만 유로(약 23억원)~200만 유로(약 25억7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차값을 지불하고 운송비, 관세 등 세금을 지불하면 그정도 가격이다. 이희문씨가 일본에서 이 차를 들여올 때 부가세 제외 25억9000만원 가격에 사온 걸로 되어 있다."

-계약할 때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나?
"이번 거래는 약 2년간 얘기가 오갔고, 계약 당일 한 시간 가량 서류작업을 했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거래와 동일했다. 급하게 거래한다는 생각도 못했다."

-경찰조사를 받았나?
"20일 저와차를 매입한 차주분이 함께 조사를 받았다."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언론에서 이상한 거래라는 얘기들이 나와서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 이 차량을 거래하려고 했을 때부터 이희진 차량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올거라 생각했다. 이 차량은 금액이나 브랜드, 성능을 봐도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차량이다. 내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거래됐다는 걸 알려야 다른 손님들도 우리 매장을 믿고 거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