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 드라마 '빅이슈'가 21일 컴퓨터그래픽(CG)을 제대로 입히지 못한 미완성분 화면을 내보내는 대형 방송사고를 냈다.

SBS캡처

21일 방송한 '빅이슈' 11·12회에서 CG를 제대로 입히지 않아 촬영 장면과 CG 장면이 따로 노는 장면, 제작진이 CG 업체에 특정 글자나 업체명을 지워 달라고 요청하거나 특정 효과를 넣어달라고 하는 자막이 삽입된 장면 등이 편집 없이 방송됐다.

방송 사고 장면들은 10여 차례 이어졌다. 화면에는 "왼쪽에 인터넷 주소 간판 다 지워주시고 밑에 red(레드) 다 지워주세요", "창 좀 어둡게", "카메라 캐논 지워주시고 스틸 잡힐 때 사진 찍히는 효과 넣어주세요. 세콤, 에스원 지워주세요" 등의 자막이 그대로 노출됐다.

또 태블릿 PC나 TV에 얹어져야 할 화면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아 방송 화면 중간에 둥둥 떠다닌 채 송출됐다.

방송 사고가 나자 실시간으로 사고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네티즌 사이에선 "자막 신경 쓰느라 스토리 몰입을 못했다", "황당한 데 웃기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드라마 제작 과정을 알 수 있어서 재밌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한 "매일 철야로 드라마 작업을 할 텐데, 드라마 제작 환경 자체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계속 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SBS는 방송이 끝난 지 50분 뒤 "방송사고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SBS는 "이날 방송분의 경우 상황실 및 사고 장면 등에서 다수의 CG컷이 있었다. 하지만 CG 작업이 완료되지 못한 분량이 수차례 방영되며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열연과 고생을 아끼지 않은 연기자와 스태프에게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향후 방송분에서는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촬영 및 편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에서 이런 방송 사고가 난 사례는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지난 2017년 12월에 방송된 tvN '화유기'도 비슷한 사고를 내 방송이 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오연서(진선미)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장면에서 스턴트맨들의 와이어가 지워지지 않은 채 방송됐다. tvN은 "화유기 후반 작업이 지연돼 방송 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SBS에서 2011년 '시크릿 가든'과 '싸인', 2015년 '펀치'에서 비슷한 사고가 난 적 있다. 촉박한 일정에 '생방송식 촬영'이 누적되면서 마지막 회에 편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