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故) 존 매케인〈사진〉 전 상원의원에 대한 비난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매케인 생전에도 둘의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매케인 사후 7개월이 지났는데도 트럼프의 공격은 더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오하이오주(州)에서 한 40분 연설 중 5분을 매케인 공격에 할애했다. 트럼프는 "나는 대통령으로서 그(매케인)에게 그가 원했던 장례식을 하게 승인해 줬다. 고맙다는 말을 듣진 않았다"고 했다. 매케인 운구 과정에서 군(軍) 수송 지원을 승인한 것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매케인 융단 폭격은 지난 주말 시작됐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를 했던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가 16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매케인 측이 '러시아 X파일'의 일부를 언론에 넘겨줬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전직 영국 첩보요원이 작성한 이 X파일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가 유착했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이후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존 매케인의 팬인 적이 결코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독설은 두 사람 악연의 연장선상이긴 하다. 매케인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가치를 못 지킨 인물"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포로가 됐던 매케인을 두고 "나는 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의 매케인 공격은 오히려 매케인 추모 열기를 되살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매케인처럼 대선 후보를 지낸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은 20일 "왜 대통령이 용감하고 희생적이며 애국적인 인물을 폄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고, 조니 아이잭슨(조지아) 상원의원은 "제아무리 대통령에 뉴욕 땅부자라도 나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전쟁 영웅을 모욕할 순 없다. 개탄스럽다"고 했다.
트럼프의 우군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미치 매코넬(켄터키) 상원 원내대표까지 "매케인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상원의원" "보기 드문 애국자, 내 친구 매케인을 매일 그리워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매케인 전 의원의 딸 메건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자신이 죽어서도 뉴스메이커라는 사실을 대통령(트럼프)이 질투하는 것 같다며 우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