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논리만으로는 여기서 공연할 이유가 없겠죠. 객석 수도 적고요. 그런데 가수들이 다들 이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해요. '학전'이기 때문일 겁니다."

19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전인권·강산에·YB·스윗소로우 등 가수들이 모였다. 객석 200석이 채 안 되는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다.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이들의 연결고리는 1990년대 '꿈의 무대'로 불린 소극장 '학전'이다.

서울 대학로 ‘학전’에 모인 가수들. 오는 29일 시작되는 ‘어게인(Again) 학전’에서 전인권, 박학기, 강산에, 권진원, 윤도현 등이 릴레이 콘서트를 연다.

'Again 학전 콘서트'는 오는 29일 가수 전인권을 시작으로 김수철·김현철·안치환·노영심 등 14팀이 2~6일씩 8주간 릴레이 형식으로 콘서트를 이어간다. 학전 30주년을 앞두고 학전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본다는 뜻에서 기획됐다. 1991년 개관한 학전은 1990년대 댄스곡과 아이돌에 밀려 설 무대가 사라진 통기타 가수들의 아지트였다. 김광석·들국화·강산에 같은 가수들이 앞다퉈 공연을 열었고 늘 관객들로 북적였다. 라이브 콘서트의 발원지로 불리지만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히트한 뒤로는 주로 뮤지컬과 연극 공연장으로 쓰였다. 'Again(다시)'이라는 주제인 만큼 침체된 소극장 콘서트 문화를 일으키자는 의미도 담았다.

처음엔 2주 정도 짧은 콘서트를 예상했다. 학전과 인연이 있는 가수들에게 연락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공연하고 싶다는 가수들을 최대한 세우려다 보니 8주간의 대장정이 됐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박학기는 "이렇게 작은 곳에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많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이날 모인 가수들은 저마다 갖고 있는 학전과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전인권은 "들국화 때부터 이곳에서 공연을 많이 했다"며 "그땐 관객이 너무 많아 극장 벽을 뜯고 객석을 넓혀 공연할 정도였다"고 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 권진원은 "노찾사 활동 이후 첫 단독 콘서트를 이곳에서 했다"고 말했다. YB의 윤도현은 "데뷔 전 포크 그룹 '종이연'으로 처음 학전에 섰다. 당시 학전에서 공연하면 '중앙 무대'에 섰다고 자랑할 정도로 영광스러운 곳이었다"고 말했다.

콘서트가 7080세대의 추억 팔이에서 그치지 않도록 가수들은 여러 시도를 할 예정이다. 전인권·권진원·윤도현은 이번 콘서트에서 신곡을 먼저 공개한다. 강산에도 앨범에 수록됐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를 들려 줄 예정이다. (02)763-8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