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유인석 대표(왼쪽)와 박한별. 연합뉴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박한별은 드라마 하차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유도 있었다. 윤마리 역으로 출연중인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의 촬영이 막바지다. 몇회 남지 않은 촬영분에서 박한별이 빠지게 된다면 드라마에까지 큰 피해를 주게된다. 박한별은 숙고 끝에 드라마 촬영은 모두 마친 후 활동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거짓 행보'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승리·정준영 게이트'에 결국 박한별도 존재했다. 지난달 22일 '승리의 사업파트너 유인석 대표가 박한별의 남편이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후 유 대표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는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박한별 측은 "본인이 아닌 남편의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촬영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다. 방송사 측 역시 하차 논의를 본격화하지 않았다. 박한별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죽을만큼 괴롭고 힘들지만' 더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촬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박한별의 이름까지 등장하는 순간 상황은 바뀌었다. 18일 SBS '뉴스8'은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최종훈은 "유 대표, 윤 총경과 그의 아내와 함께 골프라운딩을 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물론 박한별도 윤 총경과의 골프 라운딩에 참석했다. 최종훈은 16일 경찰 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별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박한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는 '최근 저의 남편과 관련된 논란과 사건들, 의혹들로 인하여 많은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 저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의 과거의 일들을 저와 무관하다며 분리시킬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제가 어떠한 말씀을 드리기가 너무나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드라마 출연에 관해서는 '이러한 논란속에서도 드라마 촬영을 감행하고 있는 건 제작사, 방송사, 소속사 외 아주 많은 분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책임감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잘 마무리한 후 저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으면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사람의 아내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한번 제 가족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 속에 저를 질타하시는 많은분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한별은 2017년 11월 유인석 대표와 결혼해 지난해 4월 득남했다. 결혼 당시도 박한별은 갑작스런 결혼과 임신 발표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박한별의 소속사 측은 '신랑은 동갑내기 금융계 종사자'라는 사실만 밝혀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했고 1년 여가 지난 후에서야 남편의 존재가 밝혀졌다.

하지만 이른바 '경찰총장'이라고 불리는 윤 총경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박한별에게 치명타가 돼 돌아왔다. 물론 단순히 함께 골프를 쳤다는 것만으로는 이번 사건과 연관 짓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름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박한별은 연예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대중들의 인식에 쌓이게 됐다. 앞으로 어떤 사실이 더 밝혀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아무 관련 없다'던 박한별에게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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