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근 경남 창원에 '원룸'을 계약했다. 오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1일부터 이 방에서 아내와 함께 상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창원 성산 보궐선거를 현장에서 지휘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15일에도 당내 경남 의원 11명 전원과 함께 창원을 찾았다. 그의 창원행(行)은 지난달 27일 당대표 취임 이후 벌써 세 번째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인 이번 선거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창원 성산은 이번 4·3 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여야 지도부의 지원도 총선 때 못지않다. 이번 선거 결과가 1년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경남도청 소재지인 창원은 PK(부산·울산·경남)의 핵심 지역이고, PK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총선과 대선의 전체 판도가 흔들리곤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오른쪽) 대표가 1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3·15의거 59주년 기념식에 참석, 이낙연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황 대표는 창원에 '원룸'을 빌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기간에 상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성산은 최근 세 차례(17·18·20대) 진보 진영이 승리했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권민호·한국당 강기윤·바른미래당 이재환·정의당 여영국·민중당 손석형·대한애국당 진순정 등 주요 정당 후보가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의 힘을 앞세워 선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창원에서 열었고, 지난 13일엔 부산·울산을 찾아 PK 지역에 대한 "전폭적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공공기관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경제 악화로 흔들리는 PK 민심을 붙잡고 한국당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기 위해선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빈자리를 보선 승리로 채운다는 의미도 있다.

반대로 한국당은 지난 선거에서의 잇단 참패를 만회하고, 현 여권에 실망한 PK 민심을 끌어오는 발판이 창원 성산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황 대표에겐 이번 선거가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데뷔 무대'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향후 지도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17일 창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로 26일째 매일 비행기를 타고 창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창원 반송동의 한 아파트엔 '선거 지원용' 임시 거처도 마련했다. 지난 14일 바른미래당 후보가 선관위에 정식 후보 등록을 할 때에도 손 대표가 동행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에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당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당의 명운이 걸린 선거인 만큼 손 대표가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의당도 고(故)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을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당 사무실을 '제2 당사'로 지원하고, 지도부 인사 전원이 선거운동에 나설 만큼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대 변수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다. 현재 각종 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한국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민주당이 후보 공천 8일 만에 정의당·민중당에 "3자 원샷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3당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만 된다면 한국당에 '역전승'이 가능하지만, 실패할 경우 무조건 진다"며 "이런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데 3당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