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도난 방지 장치로 둘러싸인 전남 함평군의 90억원 '황금박쥐 조형물'을 해머 등으로 훔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 35분쯤 정체불명의 남성 3명이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내 황금박쥐 생태전시관 정문 앞에 절단기와 해머를 들고 나타났다. 이들은 절단기로 철제 셔터 잠금장치를 제거하고, 셔터 자동개폐기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셔터가 3분의 1쯤 올라갔을 즈음 갑자기 새벽 정적을 깨는 요란한 도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방탄유리를 깨려고 준비한 듯한 해머와 손전등이 든 가방을 그대로 내려놓고 줄행랑을 쳤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포유동물 1호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 황금박쥐(학명 붉은박쥐)는 1999년 2월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지역 일대 동굴에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함평군은 발견된 황금박쥐가 모두 162마리인 점을 감안해 순금 162㎏을 넣어 황금 조형물을 만들었다. 2008년 4월 전시를 시작한 황금박쥐 조형물(폭 1.5m·높이 2.18m)의 제작 비용은 27억원이었다. 함평군은 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했고, 연간 2200만원짜리 도난 보험에 가입했다.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 속에 공무원이 2인 1조로 당직 근무를 선다. 경찰은 "원시적인 큰 망치로 철통 보안 속 황금 덩어리를 노린 황당한 사건"이라며 방범카메라 영상 분석과 해머 등의 정밀 감식을 통해 용의자들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