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위기의 주부들' 허프먼 등 자식 보내려고 美 명문대에 뒷돈
미 검찰·FBI "50여명 기소…최대 650만달러 주고받아"
미국에서 할리우드 스타와 기업체 CEO 등이 연루된 대형 입시 비리 사건이 터졌다.
12일(현지 시각) CNN, BBC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은 대학 입시 브로커에게 거액을 주고 자녀를 예일대, 스탠퍼드대, 조지타운대 등 미국 명문대 체육특기생으로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 33명과 브로커·대학코치·대입시험 관리자 등 총 50여 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청 앤드루 렐링 검사와 연방수사국(FBI) 조지프 보나보론타 보스턴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오퍼레이션 바시티 블루스’(Operation Varsity Blues)로 명명된 이 사건의 전모를 공개했다. 작전명의 ‘바시티’는 대학 운동선수들을 지칭한 것이다.
기소된 학부모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미 ABC 방송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이다. 검찰은 "입시 비리 사건에 연루된 학부모는 대부분 ‘부유하고 특권을 가진 계층’이었다"며 "유명 배우부터 CEO, 패션 디자이너, 세계적인 로펌의 공동 대표 등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의 부정행위로 인해 다른 학생이 불합격된 사례가 있었다.
검찰은 이들이 자식의 대학 입학 시험을 대신 보거나 답안을 올바르게 고치도록 대학입학 시험 관리자와 브로커에게 부정한 돈을 줬고, 대학 운동 코치에게도 뇌물을 줘 운동선수 전형으로 입학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러프린은 두 딸을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조정팀에 넣는다는 조건으로, 찬조금을 가장한 사례금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미국 신발 및 패션 브랜드인 ‘모시모(Mossimo)’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남편 모시모 지아눌리와 공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USC에 들어간 러프린의 딸 올리비아 제이드 지아눌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학입학 체험기와 일상생활을 올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스타’다. 그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허프먼은 딸의 입시를 위해 가짜 자선단체에 1만5000달러(약 1700만원)를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프먼의 딸은 감독관 없이 PSAT(SAT 모의시험)를 봤으며 1년 전 치렀던 시험 점수보다 400점이 높은 1420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 입학한 학생들은 주로 운동선수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목은 축구, 요트, 테니스, 수구, 배구, 조정 등 다양했다. 검찰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입시 브로커가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돈을 대학 운동부 코치, SAT·ACT 등 대학입학시험 관리자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했다.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있는 입시 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 대표인 윌리엄 싱어가 학부모와 대학 코치 등을 연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싱어는 SAT·ACT 등 대학 입학시험 관리자들과 짜고 대리시험을 보게 하거나 성적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유명인사 자녀들의 부정 입학을 도왔다.
검찰은 다만 "대학 측이 입시 브로커와 직접 공모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UCLA, 스탠퍼드 등 일부 대학은 비리가 드러난 코치를 해고하고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정입학한 학생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렐링 검사는 "학부모와 다른 피고인들이 이번 사기 사건의 주동자"라면서도 "학생들이 기소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며, 학생들은 앞으로 다른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