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카톡방) 등에 유포한 의혹을 받는 방송인 정준영(30·사진)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등에 따르면 촬영차 해외에 있는 정준영은 12일에 오후 5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정준영 측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빠르면 13일 경찰에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정준영은 참고인 신분이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준영은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카톡방에 유포한 건과 관련해 조사받는다. 이 카톡방에는 해외 투자자 성(性)접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그룹 빅맹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도 들어가 있다. 정준영은 다른 카톡방에도 불법 촬영물로 의심되는 영상과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준영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조만간 정준영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정준영 수사는 승리의 성접대 카톡을 담당하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 담당 부서로 이첩할 경우 사건 파악에만 1주일 가까이 걸릴 수 있다"며 "성범죄 수사인력을 지원받아 영상 촬영 경위와 이를 유포한 배경, 상대 동의 여부 등을 폭넓게 살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준영의 소속사 메이크어스 엔터테인먼트는 "정준영이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즉시 귀국하기로 했고, 귀국하는대로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준영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SBS 8뉴스는 11일 "가수 정준영이 동료 연예인과 지인들이 있는 카톡방에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을 여러 차례 올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2015년 말 한 카톡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했다. 이듬해 2월에도 지인에게 한 여성과의 성관계를 중계하듯 설명하고 영상을 유포했다. 약 10개월간 이 같은 피해를 본 여성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이 불법촬영물을 공유한 카톡방 중에는 가수 승리, 가수 출신 A씨, 유리홀딩스 대표 김모씨, 연예기획사 직원 등 8명이 대화상대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은 2016년 여자 친구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피소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됐다.

지난달 27일 승리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혐의 등을 받는 승리도 재소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승리는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 성접대는 물론 강남의 클럽 버닝썬 실소유주 의혹과 마약 투약 등의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마약 투약은 정밀감식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승리가 오는 25일 육군 현역 입대 예정인 만큼 경찰이 소환 조사를 통해 혐의를 특정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 병역법상 스스로 입대를 미루지 않으면, ‘구속’ 또는 ‘형(刑)집행’ 때에만 입영이 연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하면 우선 성매매 알선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 버닝썬의 지분 구조 등을 파악했고, 경찰 유착과 버닝썬에서 발생한 문제에 승리가 책임이 있는지 등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