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상대 성(性)접대 의혹이 불거진 가수 빅뱅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오는 25일 입대를 앞둔 가운데, 경찰이 군과 협의해 승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갑룡(사진) 경찰청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아무래도 (입대) 전보다는 절차상 여러가지를 고려해야겠지만, 국방부와 협의해 경찰이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법정 구속 상태가 아닌 범죄 피의자는 입영통지서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입대, 해당 사건은 군 수사기관으로 이첩된다. 경찰과 군의 공조수사는 가능하다.

앞서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분석, 지난 10일 승리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했다. 한 인터넷 매체가 관련 의혹을 최초 보도한 지 12일 만이다. 카카오톡 대화방에 함께 있던 이들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성접대 의혹과 관련된 카톡 대화내용에 일관성이 있다고 보고 카톡 대화 원본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의 최초 제보자가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낸 사실을 확인하고 권익위에 자료 협조를 요청했지만, 아직 자료를 건네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청장은 "권익위와 경찰 협조는 어느 기관보다 잘 되고 있다"며 "권익위 나름대로 판단이 되면 그때는 잘 협조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또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과거 유착 비리를 정화하면서 많은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런 제도들이 충분히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미흡하다면 제도적 장치를 한층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 과정에서 특별감찰 활동을 하고 있다"며 "거기서 드러난 문제들을 수사 마무리되는 시점에 같이 세심하게 잘 정리해서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버닝썬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선 "제기된 의혹을 계속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고 여러 단서를 추적하면서 수사해나가고 있다"면서도 "(피의자들의) 말이 엇갈리고 관련된 증거들을 찾아내는 게 조금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말했다.

버닝썬 내 마약 투약·유통 의혹을 계기로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약물 이용 범죄 집중단속과 관련해선 "200여명이 넘는 마약류 관련 범죄를 단속하고 윗선이나 유통망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약물 이용 성범죄 등) 2차 범죄자도 1명을 검거했고 2차 범죄를 저지르고 불법촬영·유통한 3차 범죄자도 1명 검거했다"고 성과를 밝혔다.

민 청장은 "마약류와 연관된 범죄 카르텔 구조를 하나하나 파악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그와 관련한 노하우를 전국 경찰이 공유해 (범죄의) 근원을 찾아서 근절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