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검토 중인 미군 주둔비 대폭 인상 안이 동맹국은 물론 미국 내로부터 비판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일본의 동맹국에 미군 주둔의 대가로 전체 주둔 비용의 150%(주둔 비용+50%)를 부담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P는 '공평한' 주둔 비용 분담을 옹호하는 인사들조차 이번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 스티븐 윌트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는 동맹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기를 바라는 것에서는 옳지만, 그들에게 보호비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미군은 용병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에마 애슈퍼드 연구원도 "부자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불균형적인 헌신에 대한 해결책은 그들에게 점진적으로 부담을 전가하고 군대를 없애는 것이지, 미군을 그곳에 계속 주둔시키고서 마치 용병인 것처럼 요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번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군이 '용병' 취급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WP는 이번 '주둔 비용+50' 공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사적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 고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공식적인 제안이나 정책이 아니라 '자국 방어 부담을 더 많이 짊어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동맹국들이 주목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최대 부과' 옵션 역할"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식 주둔비 전략이 현실화되면 전체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의 50%가량(올해 1조389억원)을 내는 한국의 분담금은 3배인 3조원대로 급증하게 된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작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 측이 이번 안을 언급했었다"며 "하지만 그 안은 그대로 실현되지 않았고 분담금은 전년 대비 8.2%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