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왈!"

지난 2일 오후 4시쯤 경기도 포천시 금주산에서 인명구조견 왕건이(5·사진)가 다급하게 짖었다. "찾았다!"는 뜻이었다. 소리를 따라 황창선(34) 소방교가 급하게 뛰어갔다. 바위 틈에 빠진 한 남성이 낙엽 더미 위에서 옅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경기도 소속 소방과 경찰이 만 사흘간 찾고 있던 양모(78)씨였다. 황 소방교는 무전기에 대고 외쳤다. "왕건이가 할아버지를 찾았습니다!"

경기도 포천에서 염소를 기르는 양씨는 앞서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염소 먹일 솔잎을 따러 산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4시간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자 오후 6시 34분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과 경찰, 군인 총 469명이 산을 수색했으나 양씨를 찾지 못했다.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8시 특명을 받은 왕건이가 투입됐다.

임무를 맡은 왕건이는 사흘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양씨를 찾아다녔다. 왕건이가 발견한 양씨는 꼬박 사흘을 산에서 보냈으나 타박상과 탈수 증세 외에 큰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왕건이는 작년 10월에는 충북 충주에서 실종된 90대 알츠하이머 어르신을 이틀 만에 찾아냈다. 올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세계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소방청에는 왕건이를 포함해 인명구조견 28마리가 있다. 구조견은 1998년 11월 처음 투입돼 20년간 362명을 찾아냈다. 중앙 119구조본부 관계자는 "특히 노인 실종 사건은 위치 정보 등이 부족해 수색이 쉽지 않다"며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구조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