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장관 7명을 교체했다. 개각 이유는 내년 총선 때문이다. 교체돼 나가게 된 장관은 거의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고 한다. 새로 장관 되는 한 사람은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경력 관리용이라고 한다.

이번에 교체된 장관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 총선 전략 수립과 시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도 이듬해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장관들을 내보내는 개각을 했고, 이들은 '진박(眞朴) 공천'을 주도해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했다. 당시 민주당은 '땜질식 회전문 인사' '총선 지원용 개각'이라고 비판했지만 정권을 잡자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 국정이 어떤 상황인지는 이 정권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소득 주도라는 이상한 경제 실험을 하다 나라 경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갔다. 모든 경제지표가 사상 최악이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빈곤층 근로소득이 37%나 격감하는 믿기 어려운 참사까지 발생했다. 탈원전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멀쩡한 4대강 보를 부순다며 격앙된 반발을 부르고, 미세 먼지는 속수무책이다. 선거용으로 세금을 무려 24조원 묻지 마 식으로 살포하겠다고 하고, 북한 비핵화는 가짜 쇼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집권 2년도 안 된 정부가 장관들을 함부로 바꾸는 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바꾸겠다면 최소한 흐트러진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의미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로지 내년 총선만을 위한 진용 정비용 개각이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