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석(保釋) 결정으로 석방한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향해 여권(與圈) 성향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를 '적폐 판사'로 공격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7일 정 부장판사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특히 일부 사이트에서는 정 부장판사의 얼굴 사진을 올리고 "정준영 판레기(판사+쓰레기)" "지옥에나 떨어져라" "술과 여자를 좋아하게 생겼다"는 등의 막말이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정준영 부장판사, 네가 사람이냐" "법원 전체를 압수수색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법조계 인사들은 이런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 구속기한(6개월)이 끝나는 4월 8일 이후엔 아무 조건 없이 석방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실상 '자택 구금'에 가까운 조건을 받아들이고 보석 결정을 받아 조금 먼저 풀려난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이를 특혜처럼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재판 진행 상황도 모르고 하는 그런 비판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고법은 오는 14일부터 매주 1회 이 전 대통령 사건의 주심 판사, 검사, 변호인, 강남경찰서 담당자 등이 참석하는 점검회의를 열어 이 전 대통령이 보석 조건을 제대로 지키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