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4일 전격 국회 복귀 발표...올해 첫 '3월 국회' 곧 시작
민주당, "'손혜원 청문회', '특감반 특검'은 절대 안돼"
한국당, '공수처법' '수사권 조정'에 사실상 반대 입장
유치원법, 경제⋅대북법안도 이견...탄력근로제까지 지연될수도

자유한국당이 4일 전격적으로 장외 투쟁을 접고 국회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올해 첫 국회가 3월에 열리게 됐다. 앞서 여야는 지난 1월 국회를 개점휴업했고, 2월 국회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한국당의 복귀는 여야간 합의 없이, 양측이 각종 현안에 이견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뤄져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등 야당들이 요구해온 ‘손혜원 청문회’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주장해온 ‘사법개혁법안’ 등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는 ‘유치원 법’ 처리를 놓고 ‘투명 회계’를 강조하는 민주당의 입장과, ‘사유 재산’ 측면도 인정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입장이 계속 충돌, 당장 입법을 통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과 주휴수당 조정법,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 등 여야가 각각 중점을 두는 밥안들에서 이견도 크다. 특히 4·3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여야의 기싸움은 원내(院內)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그동안의 장외 투쟁을 접고 본격적인 ‘장내 투쟁’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날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첫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이같은 기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의 국회 회동에서는 여야가 이견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전격 기자들과 만나 "저희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를 열기로 했다. 오늘 바른미래당과 국회 소집요구서를 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돼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3월 국회를 통해 그 동안 미뤄왔던 시급한 민생입법, 개혁입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3월 국회는 야당이 발목잡는 국회가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손혜원 청문회', '특감반 특검'은 계속 공방 벌일 듯

당초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손혜원 국정조사' 내지 '청문회'를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조건 없는 정상화'를 주장해왔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건과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에 대해서도 야당들은 특검 또는 청문회 등을 주장해왔다.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키로 한 이날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정쟁(政爭)을 위해 손 의원을 표적으로 (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특감반 특검' 등에도 반대했다.

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원내대표회동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참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는 상임위에서 언제든지 열 수 있다"며 ‘손혜원 청문회’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던 점에 대해서도 더 밝혀내겠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내 청와대 특감반 및 드루킹 댓글 조작 특위를 통한 진상규명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與 '유치원 3법' 한국당 압박…'패스트트랙' 단독 처리는 부담

민주당은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작년 12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최장 330일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는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유치원 3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었다. 이날 민주당 관계자는 "유치원법을 조속히 처리해 '대란'을 막아야 한다"며 "여론 다수가 '개학 투쟁'을 하는 유치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여론도 우리 편"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유치원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정부의 갈등 해결 역량 부족과 밀어붙이기식, 편가르기 교육 정책에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 발의 법안은 사재를 들여서 유치원을 설립한 교육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어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한국당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는 또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경제⋅대북 법안 입장차 커...탄력근로제 입법까지 지연될수도

이날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3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최저임금 제도개선 △주휴수당 조정 △남북협력기금법 개정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쟁점 법안 처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합의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과 정부가 발표한 수준의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는 조속한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노동계 의견 수렴이 끝나지 않은 주휴수당 조정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은 정부의 기금 운용 범위를 제한하는 대신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을 위한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당이 세부 쟁점 등을 통해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4·3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여야의 정치공방이 거세지면서, 국회가 또다시 공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이미 사실상 합의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과 최저임금 제도개선도 다른 쟁점법안 때문에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