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동영상·선언문 게재
"북조선 인민 대표하는 단일하고 정당한 조직임을 선언"
"인권·인도주의 존중…北의 권력에 맞서 싸울 것"
단체 이름 '자유조선'으로 바꾼 듯

‘자유 조선’으로 이름을 바꾼 천리마 민방위가 1일 7분 35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에서 “자유 조선 임시 정부를 건립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당한 후 그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해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진 단체 '천리마민방위'가 1일 "자유 조선의 임시 정부 건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천리마민방위는 이날 새벽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올린 7분 35초 분량의 영상과 ‘자유 조선을 위한 선언문’이란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단체 이름을 ‘자유조선’(FREE JOSEON)으로 바꾼다면서, "자유조선 임시정부는 북조선 인민을 대표하는 단일하고 정당한 조직임을 선언한다"고 했다. 이어 "이 임시 정부는 인권과 인도주의를 존중하는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근간을 세우고 모든 여성과 남성, 아동의 존귀하고 분명한 존엄성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들은 "100년 전 오늘, 선조들은 무자비한 박해와 견딜 수 없는 치욕의 구조를 전복하고자 독립과 자유를 외쳤다"며 "그러나 거사는 마무리되지 못하고, 오늘까지도 수천만 동지들은 타락한 체제의 힘없는 노예로 남아있다"고 했다. 또 "남조선의 번영과 발전의 놀라운 업적을 바라보며, 뒤에 남겨진 형제자매를 기억해주길 바랐지만, 해방은 오지 않았다"고도 했다.

단체는 이어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체제의 죄"라며 북한 정권의 죄상을 나열했다. △수백만 명을 기아에 허덕이게 한 죄 △정부 주도의 살인과 고문·감금의 죄 △감시와 사상 통제의 죄 △살상의 목적으로 만든 거대한 파괴력을 지닌 현대적 무기 개발 및 유통의 죄 △전 세계에서 저지르는 정치적 암살과 테러 행위의 죄 등이었다.

이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인도주의에 반하는 막대한 범죄를 저지른 북의 권력에게 맞서고자 일어선다"며 "광복이라는 밝은 빛이 평양에 다다르는 날까지 인민을 압제한 자들에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류를 위해 함께 싸울 것을 요청한다"며 "노예가 되기 싫은 사람들아, 일어나라"고 했다.

단체는 "조선은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롭게 될 것"이라면서 "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려는 목적과 혁명의 탄생을 선포한다"고 했다.

천리마민방위의 구성과 조직, 특정 국가의 지원 여부 등은 베일에 가려있다. 그런데 천리마민방위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선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한 여성이 선언문을 낭독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선언문을 낭독했으며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한국 내에 조력자가 있음을 시사함과 동시에 1919년 3월1일 탑골공원 터에서 5000여명의 청년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상징성을 감안해 장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천리마민방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비운 지난 25일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김정은 해외 방문에 맞춰 김정은 정권에 타격을 주는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조성길 주 이탈리아 대사대리 등 제3의 거물급 망명 인사를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지난 22일에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들어가 대사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를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해 천리마민방위와의 관련성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괴한들은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묶고 재갈을 물린 뒤 4시간 동안 머물며 여러 대의 컴퓨터를 가지고 달아났다. 이들이 천리마민방위와 연관돼 있다면 이번 임시정부 건립 선포와 맞물려 김정은 정권을 대체할 일종의 ‘망명 정부’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 조선측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엠블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