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 경선을 사흘 앞둔 24일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후보는 각자 대세론과 민심론, 역전론을 앞세워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섰다. 친박과 비박 표의 집결 여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론과 태블릿PC 의혹 논란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黃 "대세 후보에게 힘 몰아달라"

황 후보는 이날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전대까지 공식 일정도 잡지 않았다. 대신 페이스북에 "전대 기간 논란이 된 태블릿PC,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상처로 저도 그 아픔이 뼈에 사무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묶여 있을 순 없으며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썼다. 또 "저 황교안에 대한 지지가 뜨거울수록 경계와 견제가 커지고 좌파 세력도 저를 억누르려 한다"며 "저는 개의치 않으니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황 후보는 한국당 지지층 대상의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는 점을 내세워 '대세 후보'임을 강조했다. 황 후보 측은 "국민과 당원들께 '대세 후보에게 확실하게 힘을 몰아달라'고 호소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오세훈·황교안(왼쪽부터)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20~22일 한국당 지지층 71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황 후보가 60.7%로 다른 두 후보를 크게 앞섰다. 2위는 17.3% 지지율을 보인 김 후보였고, 오 후보는 15.4%로 오차범위 내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 성향 의원들이 황 후보에게 결집하고 있다"며 "지난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황 후보가 최근 여러 가지 논란을 빚긴 했어도 심정적으로 가장 거부감이 적다"고 했다.

◇吳 "민심은 내게 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중도 확장성을 강조하면서 황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제 정치적 입장이 성에 안 차는 분들도 있겠지만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오세훈이 생각나실 것"이라며 "당내에서 내놓고 오세훈을 지지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샤이(Shy)' 당원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황 후보가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특정 성향의 분들에게) 편승해 정치적 실리를 취하려는 것으로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라고 했다.

오 후보 측은 이번 전대에서 30%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 기대하고 있다. 당심(黨心)에서는 황 후보에게 밀리지만, 비(非)당원 의견도 반영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뒤집겠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19~21일 한국당 지지층 구분 없이 일반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37%로 선두, 황 후보 22%, 김 후보는 7%였다. 오 후보 측은 "민심은 오세훈에게 있다"면서 "당 외곽에서 민심이 두드리고 당 내부에서 '샤이 오세훈' 당원들이 호응하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김진태 후보는 "언론에서 '2% 태극기 세력'이라고 하는데, 투표율을 환산해보면 (이 분들이) 20%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현장 투표에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친박 성향의 적극 지지층이 결집하면 역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막판 변수 가능성… 후보들 '말실수' 경계

세 후보는 27일 전당대회까지 마지막 '말실수'를 경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 태블릿PC 조작 가능성 등 당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쟁점들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 후보는 "태블릿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고, 오 후보는 '여론조사 인용 문자 발송 금지' 규정을 어겨 당 선관위로부터 주의·시정 조치를 받았다.

황 후보 측은 "남은 기간 페이스북으로 메시지 전달에 집중하면서 주변 분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 측은 "핵심 당원들과 개별 접촉해서 내년 총선 승리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설득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현장에서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