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85)가 19일(현지 시각)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고인이 생전에 자식처럼 아꼈던 고양이 '슈페트'가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외신은 "슈페트는 2억달러(2245억원)로 추정되는 라거펠트의 재산 일부를 상속받을 수 있다"며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2015년 2월 3일 칼 라거펠트가 자신의 고양이 ‘슈페트’의 그림 옆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칼 라거펠드의 고양이 슈페트가 어떻게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고양이가 될 수 있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라거펠트는 자신이 사망하기 오래전부터 슈페트가 개인 경호원과 두 명의 보모와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고인이 된 패션디자이너(라거펠트)가 애지중지하던 고양이는 이미 백만장자가 됐고, 지금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동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CMP는 라거펠트 유언장에 유산 상속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CMP는 "라거펠트는 한때 프랑스 TV에 출연해 ‘슈페트는 부유한 소녀’라고 언급했다"며 "자신의 유서에 (슈페트 몫의 유산을) 남겼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라거펠트는 버만 고양이 품종으로 알려진 슈페트에 대해 "내 세계의 중심"이라며 "우아함과 태도에서 늘 영감을 받는다"고 예찬했다. 라거펠트는 슈페트에 대해 "그녀는 인간과 똑같은 데다 조용해서 더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라거펠트는 생전에 슈페트의 초상화를 직접 그리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슈페트는 광고·화보집 등에 자주 등장했고 벌어들인 자산만 300만 유로(3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페트는 고양이 사료 광고를 찍지는 않았다. 라거펠트가 슈페트의 세련된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라거펠트는 공식적으로 결혼하거나 직계 가족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어 상속인이 지명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