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연임에 도전한다. 그는 1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참패와 20% 미만 지지율로 휘청였지만 반중(反中)을 내세우면서 올해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리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자신의 전용기에서 진행된 CNN 단독 인터뷰에서 "대만을 위한 내 목표(비전)를 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중인 총통이 나라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려고 하고 자신이 내세운 의제를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거에 이기리라고) 확신한다"면서 "이는 내가 준비해온 일이며 또 다른 도전"이라고 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2019년 2월 19일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많은 시민과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첫 임기 때 제일 후회하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정부 업무를 하고 외교의 일환으로 동맹국들을 방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많은 사람은 내가 그들과 떨어져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CNN은 차이 총통이 추진해온 연금개혁과 성(性)소수자 권리보장 정책이 논란이 됐던 것을 짚었다. 차이 총통은 이와 관련 "공격도 받고 비판도 받았다"며 "막 (개혁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개혁 결과를 많이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2016년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다. 그는 후보 당시 경제 향상과 대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진보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그는 재임 중 군인·공무원·교직원 연금 개혁을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았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세대 간 불평등과 재정을 정비하기 위해 군인·공무원·교직원 퇴직금을 삭감하고 특혜 이자율도 취소하자 이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또 그가 강조한 동성결혼법도 결국 지난해 11월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차이 총통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국민투표와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은 야당인 친중 성향 국민당과 무소속에 자리를 내주면서 참패했다. 연금 개혁과 성소수자 이슈와 함께 임금 탈원전 정책 등 차이잉원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다. 당시 차이 총통은 참패 책임을 지고 당 주석을 사퇴했다. 이 때문에 차이 총통은 2020년 재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차이 총통은 올해 반중 성향을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고 있다. 중국과의 갈등이 커질수록 대만 내 차이 총통의 인기가 오른 셈이다. 젊은 층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차이 총통을 ‘라타이메이(辣臺妹)’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라타이메이는 원래 ‘관능적인 대만 아가씨(hot taiwan girl)’를 뜻하는 말이지만 차이 총통의 경우 ‘중국에 매운맛을 보여준 대만 여성’이란 의미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