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8일 경남 창원에서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해 "현직 지사 구속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며 1심 재판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김경수 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운동본부 대표단'을 만나 "김 지사가 모처럼 여기(경남)에서 도지사로 당선됐는데 채 1년이 안 돼서 구속돼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에선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공공연하게 재판 불복을 언급하며 '김경수 구하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오른쪽) 대표가 18일 경남 창원의 경남경제인총연합회 사무실에서 협회 관계자들과 '김경수 경남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 운동본부' 관계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지사가) 20일쯤 보석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상적인 법원 판단이라면 도정(道政)에 차질이 없도록 결정하는 게 상식"이라며 "당에서도 면밀히 판결문을 분석하고 있고, 변호인단을 강화해 항소심에 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면회를 갔다 온 사람들한테 '김 지사가 도정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에서 (김 지사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남 도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열린 새해 첫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김경수 지사 판결을 언급하며 "저도 깜짝 놀랐다. 당이 경남 행정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 싶어서 오늘 여기 온 것"이라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경남에 가장 먼저 온 것은) 김 지사가 조속히 도정에 복귀할 것을 염원하는 도민의 열망을 받든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현직 지사를 법정 구속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남인순 최고위원도 "김 지사님이 안 계셔서 굉장히 마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가 '경남도민운동본부'를 만난 것에 대해 "지역 민심도 김 지사의 석방을 원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남도민운동본부'는 김 지사가 법정 구속된 직후 출범한 조직으로, 지난 2일부터 '김경수 석방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이 단체 관계자는 "김 지사가 법정 구속된 이후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300여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운동본부는 도청 소속도 아니고 민주당 소속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지역 관계자는 "공동 대표와 대변인 등이 민주당 경남도당 소속이고, 다른 공동 대표도 상당수가 경남 지역 경제인"이라며 "경남도당이 사실상 주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운동본부가 지난 16일 개최한 '김경수 석방 집회'에는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과 김정호 의원, 허성무 창원시장, 김일곤 양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야당에선 "경남도와 여당 의원, 지자체장들이 주축이 된 사실상 '관변 단체'"라고 했다.

민주당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1심 판결문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1심 판결의 부당함을 국민에게 조목조목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삼권분립 침해로 비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심 재판을 앞두고 당이 조직적으로 나서서 사법부를 공격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