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서 "이름 판 거 아냐. 클럽 직접한다"
사고 터지니 "경영 안했다"
해외 콘서트 후 군 입대 계획 있어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저는 진짜로 한다. 안 그러면 신뢰하지 않는다. 승리라는 이름만 팔면 안 된다. 저는 제가 직접 다한다"
지난해 3월 16일 MBC 오락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는 이른바 ‘바지사장’론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방송에는 한달 전 개업한 클럽 버닝썬에서 승리가 설비와 음향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나왔다.
‘폭행·마약·성폭력·경찰유착’ 등 4대 의혹의 중심에 클럽 버닝썬이 서 있다. 18일 이 클럽 직원 중 한 명이 마약 유통 혐의로 구속됐다. 방송과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클럽을 홍보했던 승리는 사건 파장이 커지자 말을 바꿨다.
◇ 승리 "내가 클럽 오픈했다"…방송, 인터뷰서 버닝썬 홍보
지난해 3월 방송에서는 승리가 "스피커랑 조명 영상 다 준비됐다"는 직원의 보고를 받고, 오픈을 앞둔 클럽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당시 방송 자막에는 '이 대표' '모두 이 대표에게 경례' 등이 나왔다.
승리는 앞선 지난해 2월에는 댄스뮤직 전문지 ‘빌로우(Below)’와 인터뷰를 갖고, "클럽 버닝썬은 저와 오랫동안 함께 몽키뮤지엄을 해왔던 팀원들의 차기작이며 조금 더 큰 장소를 원했던 팀원들을 위한 저의 성의"라며 "이것은 제가 잘하는 것이고 자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자신이 버닝썬의 장소를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이런 활발한 매체 활동을 통해 ‘버닝썬’은 ‘승리 클럽’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그가 하는 라면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성공하면서 ‘승츠비(승리+개츠비)’라는 별명도 붙었다.
마약 유통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국인 파모(26)씨도 SNS에서 승리를 '대표님'이라고 지칭하며 사진을 올렸다. 그는 버닝썬에서 손님을 끌어오는 'MD'로 활약하며 '애나'라는 예명을 썼다.
◇ 버닝썬 논란 이후 "난 경영과 관계없다"…경찰 "수사대상 확대중"
버닝썬 논란이 불거지자, 그의 입장은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말 클럽 손님 김상교(28)씨가 SNS를 통해 클럽의 구타와 경찰 유착설을 폭로했을 때 승리는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 이후 사건이 마약과 성폭행, 경찰 유착의혹 등으로 확대되자 지난달 24일 '사내이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에는 입장문을 내고 "자신은 버닝썬 경영과 관계가 없다"고 했다. 승리는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내 역할이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후 승리의 행보는 콘서트였다. 승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여기서도 "모두 제 불찰이다. 공인으로서 제 한 마디 한 마디에 더 깊이 생각하지 못했고 경솔했다"며 '공인'으로서의 책임만 언급했다.
◇경찰 "승리, 아직 계획 없다"
경찰은 현재 클럽 경영진을 불러 조사 중이지만, 승리에 대한 조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씨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리가 경영 책임을 지지 않는 일명 ‘바지 사장’인지 아닌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승리가 영향력이 큰 매체를 통해 여러번 ‘내가 직접 경영한다’는 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중을 기망했다는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승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이씨를 수사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은 6건 올라와 있다. 청원자들은 ‘승리가 실질적 대표인지 여부와 버닝썬 관련 각종 의혹에 개입했는지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이다.
승리는 오는 23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다음달 9일~10일 일본 오사카,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연이 계획돼 있다. 이후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