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은 '용산 참사' 10주기였다. 이 사건은 용산 4구역 재개발 진행 중 임차인들에 대한 보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를 강행하자 일부 임차인들과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이 벌인 고공농성을 강제 진압해 발생한 불상사다.
사건은 상가 임차인에 대한 영업 보상이 형편없이 적은 데서 비롯됐다. 상가임차인들과 달리 주거시설 임차인들은 고공농성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일까. 일반적으로 주거세입자는 재개발 사업의 사업시행 인가 뒤에 보상대책을 알 수 있으며, 재개발 뒤 들어설 임대아파트의 입주자격을 얻거나 철거 전에 이사비용을 받아 퇴거한다. 따라서 철거가 시작되기 오래 전에 수령할 보상금액을 알 수 있다. 반면 상가 임차인들은 손실보상금을 관리처분시에 감정평가결과가 통보되어야 알 수 있어 철거가 임박해야 보상금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영업 손실보상금은 고작 3개월에 불과(용산 사건 이후 4개월분을 수령)하며 임차인들이 임차계약을 할 때 이전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권리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뒤 10년이 경과했음에도 재개발 사업에서 상가 임차인들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규정은 변하지 않았다. 용산 사건 후 국회에서 발의된 '강제퇴거금지법'은 일정 기간 심의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원주민 내몰림'(gentrification)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는 노후 지역의 재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으면서 재개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재개발조합이 세입자에게 금전 보상을 충분히 하거나 재개발 뒤 임차인이 재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지자체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하면 된다. 지자체는 사업 인허가를 교부하는 조건으로 지자체가 직접 제공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건설 후 기부채납하게하고 학교 용지 분담금 등의 각종 부담을 전가한다. 현재의 재개발은 조합이 세입자의 보상 및 이주 대책과 사업 지연시 발생하는 손해를 모두 떠안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세입자 보상을 현실화하고 조합원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용도지역 및 용적률의 상향 조정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