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5일째 꺼지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한다. 이미 100채 이상의 집이 불에 탔고, 3000명 이상의 주민이 짐을 싸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 소방관들이 2019년 2월 9일 남섬 넬슨 지역 인근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남섬 넬슨의 페기온 계곡에서 시작된 불은 반경 20㎞까지 번지며 하루 사이 1870ha(헥타르) 이상을 태웠다. 9일 현재는 여의도 면적(290ha)의 7배에 달하는 2000ha까지 불이 붙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이 발생한 즉시 정부 당국과 소방관, 헬리콥터 10대 등 장비가 투입됐지만 시속 50㎞ 강풍 때문에 불을 끄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안전 단체인 넬슨 타스만 응급관리실 관계자는 "상황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 재산, 가축 등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9년 2월 5일 뉴질랜드 남섬 넬슨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지만 5일째인 9일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대피길에 오른 사람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5일 오후 피전밸리 지역에서 400여명이 대피했고 8일에는 웨이크필드에서 860가구가 집을 비웠다. 9일에도 넬슨 지역에 이어 와이이티 지역에서 235가구가 대피했다.

화재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건조한 날씨 탓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랜트 피어스 시온 화재 리서치 그룹 연구원은 "지난 몇 달간 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숲이 메말랐다"며 "소방당국은 최근 20년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화재 위험을 경고해 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기상청에 따르면 2월 평균 강수량은 48.4mm로, 1월이나 3월(67~76mm)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