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응급실에서 억울한 죽음을 보고 남편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곤 했어요. 남편 가슴에 늘 가지고 있던, 응급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그래서 생겨난 거란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지만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 남편에겐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가족에겐 평생 죄책감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거의 모든 걸 바쳐가면서 열심히 해온 걸 전 압니다. 부끄럽지만 남편이 만들어오고 이루어온 많은 것을 저는 잘 알지 못하고 그래서 응원해주진 못했지만 마음만은 그 뜻을 인정하고 믿어왔습니다. 내세우기를 싫어하던 남편이 사후에 유명해졌네요. 이러한 모든 관심과 사랑으로 남편의 죽음이 남편이 가슴에 늘 지니고 있던, 응급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남편을 진정으로 국가가 인정해주어 국가 유공자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이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