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최후진술 "위법 부당한 일 하지 않았다"
"충직한 군인 이재수 극단적 선택, 애통하다"
검찰, 징역 7년 구형… 선고는 오는 21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 오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부하들을 선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장관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자신의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저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했지만 위법 부당한 일은 안 했다"면서 "어떤 일이든 사심을 갖지 않았고, (부하들에게) 입버릇처럼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국군 사이버사령부도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맞서 대응하는 작전에만 집중하는 것으로만 믿었다"며 "사이버 심리전 부대가 본연의 업무를 넘어서 기소되고 재판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부하들이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 돼 법정에 섰고, 일부는 건강을 잃었다"고 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 대한 소회도 남겼다. 김 전 장관은 "충직한 군인인 이 전 사령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충격적인 사건 때문에 애통함을 느낀다"며 "자신은 물론 가족을 도외시하고 나라를 지키는 데 몰두한 헌신적인 부하에게 진한 전우애를 느낀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47년동안 부하 전우들과 함께 나라를 지키는 데 몰두한 제가 행여 정치적 의도나 사심이 있었는지 번민하는 나날을 보냈다. 오랜 기간 사회적 문제가 된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책임은 종국적으로 장관에게 있다"며 "지나친 과욕으로 인한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책임은 제게 있으니 부하들만은 선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등과 공모해 2011~2013년 사이 군 사이버사 부대원들이 당시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정치 댓글을 온라인상에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전 장관은 또 국방장관 재임 기간인 2013~2014년 사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수사하던 국방부 직속 조사본부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고 "대선개입은 없었다"는 사전 지침을 수사 당국에 내린 혐의(직권남용)도 받는다.

김 전 장관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종북 게시물’의 게시자가 북한인지 확인한 뒤 대응해야 한다고 했지만, 김 전 장관 측은 검찰의 주장처럼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맞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검찰의 주장은) 신속한 사이버전(戰)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빠르면 하루 이틀, 늦어도 일주일이면 게시글은 이미 사라져 여론의 방향을 바로잡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사이버전"이라고 했다.

정치 관여에 대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변호인은 "대응 작전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았지만 모두 북한이 허위 사실과 유언비어를 유포해서 국론을 분열하고 선동하는 것에 대해 대응작전을 펼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대응작전은 불가피하게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대한) 반박 내용을 담게 되고 정부지지 내용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내용만 가지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대응하는 작전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며 "댓글 작전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같은 방식으로 계속 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는 괜찮고 이명박 정부 때는 위법했다고 하는 게 타당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된다면 아무도 이 일(대남심리전 대응)을 안 하려 할 것"이라며 "그런 결과가 빚어진다면 피해자는 군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장관에게 "국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군의 역사적 과오를 반복했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헌정사에서 군이 정치에 관여했던 것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1987년 민주항쟁 이후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문화됐다"며 "김 전 장관 등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범행을 부하에게 지시하고, 특정 응시자의 사상검증을 실시해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배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