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딸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영화감독 우디 앨런(84)이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7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영화 감독 우디 앨런

7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앨런은 아마존이 영화 제작과 배급을 위해 설립한 아마존 스튜디오가 근거없는 의혹을 이유로 자신과 맺었던 총 4편의 영화제작 계약을 파기했다며 6800만 달러(약 764억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뉴욕 연방지법에 제기했다.

앨런은 소장에서 "아마존은 약 25년 전의 근거없는 의혹을 근거로 계약을 파기한 것을 정당화하려고 했지만, 그 의혹은 아마존과 계약을 맺기 전부터 아마존은 물론 대중에게까지 알려져 있던 것"이라고 했다.

계약상 앨런과 아마존은 2020년까지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포함해 4편의 영화를 제작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too)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앨런이 입양한 딸인 딜런 패로(33)가 "7세 때인 1992년부터 앨런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 다시 주목을 받자 아마존은 지난해 8월 앨런과 맺은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자 앨런은 아마존이 당초 지난해 개봉하기로 예정됐던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A Rainy Day in New York)의 제작비를 900만 달러(약 101억원)로, 나머지 세 편의 영화 제작비를 5900만 달러(약 663억원)으로 산정해 총 68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앨런은 특히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제작 완료 6개월이 지났지만 아마존이 일방적으로 배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과 앨런은 2015년에 TV시리즈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스’ 제작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협업했다. 이후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2016), '원더 휠'(2017) 등도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비를 대고 배급도 맡았다.

앨런은 그동안 성추행 의혹을 계속 부인해왔다. 패로는 2014년에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에게 앨런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지만 앨런이 "이미 1993년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리됐다"고 반박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투 운동으로 다시 의혹이 커지면서 앨런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잇따라 보이콧을 선언했다. ‘로마 위드 러브’에 출연했던 그레타 거윅은 "다시는 그와 일하지 않겠다"고 했고,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남자주인공인 티모시 샬라메는 "나는 이 영화로 인한 수익을 원하지 않는다"며 영화 출연료를 ‘미투 캠페인’에 기부했다. 이외에도 엘르 패닝, 콜린 퍼스, 마이클 케인 등도 앨런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