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사진〉 변호사가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해 사전 허락을 받고 출연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좋지는 않다"면서도 "위독하다거나 몸무게가 39㎏으로 빠졌다거나 하는 건 사실과 달라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일주일에 수백 통에서 1000통 넘는 편지를 받아 다 읽어 본다. TV나 신문은 안 보지만 지지자들이 신문과 방송 보도를 정리해 편지로 보내주기 때문에 (정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아신다"고 했다. 그는 '친박 신당 창당설'과 관련, "당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은 해 드렸다. 다른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근 북핵이나 경제 문제에 대해 걱정스러운 말씀을 했다"고도 했다.

이날 유 변호사는 한국당 전대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말 구속된 뒤 허리 통증을 이유로 책상·의자 반입을 허가해 달라고 교도소 측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는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시기다. 유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야 조치가 됐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최근 '박 전 대통령 수인(囚人) 번호를 모른다'고 한 데 대해 "자신을 장관, 총리로 발탁한 사람의 수인 번호가 인터넷에 뜨고 있는데 그걸 모른다?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면회를 여러 차례 거절했다. 박 전 대통령이 그 이유를 저에게 말했지만 밝히진 않겠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도 "2017년 3월 홍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법률적·정치적 도움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그 이후에 어떤 도움을 줬느냐"며 "이제 석방 운동을 하겠다는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채명성 변호사가 최근 출간한 책에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삼성 뇌물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흐느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유 변호사는 "격분은 했지만 흐느끼거나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입회를 안했던 채 변호사가 부정확하게 전해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에게) 철학·심리학·인문학·미학 등 다방면에 걸쳐 500권가량의 책을 넣어줬다. 최근엔 '제국의 품격' '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등이 들어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 측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했다. 홍 전 대표 측 강연재 대변인은 "출당은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탄핵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