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의 세배를 받은 뒤 평양식 온반으로 점심을 들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1시 반에 수석급 이상 참모들의 세배를 받고 같이 점심을 먹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이 맞절을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점심은 김정숙 여사가 평양식 온반을 준비했다"고 했다. 온반은 주로 닭고기 육수로 만드는 국물 요리다. 김 여사는 온반을 내오면서 "설에는 떡국을 먹는 게 보통인데 북한에선 온반도 많이 먹는다"며 "평양에서 오실 손님도 생각해 온반을 준비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答訪)이 예정돼 있는 것을 (김 여사가)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동안 경남 양산 사저에 주로 머물렀다. 어머니 강한옥 여사를 모시고 가족과 부친 산소에 성묘를 다녀온 뒤 차례를 지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2008년 처음으로 양산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궁벽한 산골이었다. 집 뒷산에 나만의 산책길도 있었다"며 "이젠 여기저기 파헤쳐져서 자연스러운 맛이 사라져 아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동안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다. 영화감독 황윤씨가 펴낸 이 책은 '공장형 밀집 사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돈가스도 좋아하고 고기도 좋아하는 아이가 돼지를 사육하면서 느낀 고민을 다룬 책"이라며 "채식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설 당일인 지난 5일엔 페이스북에 양산 사저 마당에 핀 매화꽃 사진을 올리고 "찬찬히 살펴보니 들꽃도 피기 시작했고 새 쑥이 돋은 곳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