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지역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면서 불거진 분쟁으로 성남시가 시민 세금 320여억원을 부동산 개발 회사에 물어줘야 할 처지가 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3부(재판장 김수경)는 1일 부동산 회사 신흥프로퍼티파트너스(SPP)와 회사 채권자 등이 성남시와 이 지사, 전 성남시 도시주택국장 유모씨 등을 상대로 2511억원을 물어내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성남시가 SPP 채권자 측에 295억4000만원을 물어주라"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자 비용까지 계산하면 실제 배상액수는 약 320억원이다.

소송 대상이 된 곳은 현재 공원 조성 중인 신흥동 8만4235㎡ 땅으로 과거 공단이 밀집해 '1공단 부지'로 불리던 곳이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이 되기 전인 2005년부터 성남시가 공장을 옮기고 아파트와 대형 상권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09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2010년 6월 이재명 지사의 지방선거 승리와 취임을 전후해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시에 낸 사업자신청이 반려되더니 부지 개발용도가 갑자기 '공원'으로 바뀌었다. 이재명 신임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건 1공단 부지 공원화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기존 행정 절차를 모두 무력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해당 부지는 2016년 도시개발구역에서도 해제됐고, SPP 등 개발업체들이 반발하면서 거액의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성남시가 개발 방향으로 변경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 측이 금전적 손해를 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남시뿐 아니라 당시 시장인 이 지사와 성남시 주택국장도 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고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공약을 위해 전임자 시절부터 적법하게 진행되던 행정 절차를 무리하게 뒤집은 이 지사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