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56) 전 충남지사가 1일 오후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는 이날 안 전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19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항소심 선고를 앞둔 심경을 말해달라’ ‘도의적 책임만 인정하신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 등의 질문에 별 다른 말 없이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작년 2월까지 외국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4)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여섯 차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와 김씨의 사이에 ‘업무상 위력’은 있었다고 봤다.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김씨에 대한 임면권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위세로 눌러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지위에 기초한 위력을 남용해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억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당시 김씨가 보인 여러 언행은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의 쟁점은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위력을 행사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는지 여부다. 김씨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판단도 뒤집힐 지 관심을 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에 의문점이 많다"고 했었다. 항소심 재판은 2차 피해를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른바 ‘성인지감수성’도 변수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학생을 성희롱해 징계를 받은 대학교수가 낸 해임결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씨 측은 이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들을 의견서로 제출하며 유죄를 주장했고, 안 전 지사 측은 "1심 판결에서 충분히 고려된 내용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반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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