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자신의 지위를 앞세워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56) 전 충남지사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1일 선고된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이 같은 혐의(강제추행 등)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작년 2월까지 외국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4)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여섯 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항소심 쟁점은 안 전 지사와 김씨와의 성관계에서 위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지위에 기초한 위력(威力)을 남용해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억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위세로 눌러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권력형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검찰 측 공소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김씨와 강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업무상 위력’은 있었다고 봤다.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김씨에 대한 임면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업무상 위력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해 김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김씨가 보인 여러 언행은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증거 판단 등 심리가 미진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은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피해자를 지휘 감독하는 상급자가 권세를 이용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서 모든 지시나 부름에 응해야 하는 업무상 특성 아래 있었고, 안 전 지사는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하고 추행했다"며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유일한 직접 증거인 김지은 씨의 진술은 결코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방송 등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편견 없는 시각에서 봐 달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안 전 지사도 최후진술에서 "고소인의 주장과 마음은 그 마음대로 존중하고 위로하고 싶지만, 제가 경험한 사실들은 고소인의 주장과 상반된다"면서도 "결과가 무엇이든 책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