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기 합참의장은 31일 예비역 단체의 대표 격인 재향군인회와 성우회를 방문했다. 9·19 남북 군사 합의로 촉발된 예비역들의 집단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현역 최고사령관이 직접 움직인 것이다.

박 의장은 이날 김진호 향군회장과 유삼남 성우회장을 만나 9·19 군사합의와 국방개혁 2.0,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유 회장은 박 의장에게 "일부 국민이 9·19 합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고, 박 의장은 군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기(왼쪽) 합참의장이 31일 서울 용산구 향군회관에서 유삼남 성우회 회장과 만나 ‘9·19 남북 군사 합의’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박 의장의 이날 방문은 전날 출범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예비역 장성단은 출범식에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군 선배들을 외면하고 오직 정치인들에게 아부하는 정경두 국방장관은 즉시 사퇴하라"고 했다.

예비역 장성단은 또 향군과 성우회의 친정부적 성향을 비판하면서 "9·19 군사합의서는 대한민국을 붕괴로 몰고 가는 이적성 합의서"라고 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예비역 선배의 우국 충성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9·19 군사합의서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현 정부는 집권 이후 향군과 성우회에 공을 들여왔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전작권 전환을 놓고 향군·성우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향군·성우회는 실제로 9·19 군사합의에 대해 비판보다는 지지 입장을 보여왔다. 예비역 장성단의 출범은 예전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는 향군·성우회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있다. 장성단 관계자는 "성우회가 제 역할만 하면 우리는 해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