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은 김경수(52) 경남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원은 김 지사와 김씨를 ‘공범(共犯)’이라고 판단하고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하는 데 김 지사가 승인하거나 동의했고, 이를 활용한 댓글 조작도 모두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 지사가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에 직접 가담한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는 30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이나 벌금 100만원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김 지사는 이날 판결이 상급심을 거쳐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는다.
재판부는 "온라인상에서 실제 이용자가 기사 댓글에 대해 공감하는 것처럼 허위 정보나 부정한 정보를 입력한 것은 포털 회사들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댓글조작은 실질에 있어 업무방해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공간의 투명한 정보 교환과 건전한 토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과 1년 6개월 장기간 동안 관계를 지속하며 8만 건에 가까운 온라인 기사에 대해 댓글조작이 이뤄지도록 해 죄질이 무겁다"며 "또 김 지사는 물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은) 절대 알지 못했다는 등의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회를 봤던 것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를 통해 드루킹 김씨 등이 댓글을 조작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방선거까지 계속해서 댓글작업을 통한 선거 운동을 하기로 하며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는 공직선거법상 ‘이익제공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주도하는 경공모 회원들과 공모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일명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사이트의 댓글 순위를 조작하고,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지난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조작을 대가로 김씨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드루킹 김씨는 이날 오전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 지사가 속한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고, 이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여론조작 행위를 했고, 이를 통해 김 지사는 여론을 주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으로 김 지사가 수혜를 입은 것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김 지사는 선고 직후 변호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다시금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을 이어갈 것이며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