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1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양력으로 1948년 1월 26일 생(生)인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1.9평(6.28㎡) 독방에서 생일을 맞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독방에서 검찰 조사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오후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이날은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지 이틀째다.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다른 수용자들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서울 구치소에 입소했다. 신분확인, 건강검진 등을 받은 뒤 수인번호가 새겨진 수의(囚衣)도 입었다.
그는 독방을 배정받았다. 방 안에는 14인치 TV와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됐다. 교도관들은 양 전 대법원장을 이름 대신 수인번호 '1222번'으로 불렀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25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한은 내달 12일까지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 기간 내에 양 전 대법원장을 계속 검찰청사에 불러내어 추가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받는 범죄 혐의는 사법행정권 남용 등 40여 개에 달한다. 검찰은 그간 양 전 대법원장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이라고 보고 수사해왔다.

앞선 24일 새벽 1시 57분 법원은 헌정(憲政)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25년 법관 후배인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안이 중대한데다, 피의자의 지위(전 대법원장)와 관련자들의 관계를 비춰 봤을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