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산능력 절반에 못미친 79만대 판매...90만대 목표 미달
베이징현대 "이직 많은 춘절 앞두고 공장 효율성 제고 차원"
현대자동차의 중국내 승용차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이직을 하면 보상을 하겠다면서 사실상의 감원에 나섰고 일부 공장은 가동 중단상태라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
이에 베이징현대 측은 중국 전역의 여러 공장 간 정상적 인력 재배치 측면과 함께 실적 둔화에 따른 공장 효율성 제고 차원이라고 밝혀 사실상 감원이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공장 가동중단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25일 복수의 직원들을 인용해 베이징현대가 베이징 3공장 소속 일부 근로자들에게 충칭(重慶)과 창저우(滄州)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과 회사를 떠날 때 보상금을 주는 등 모두 4가지 선택지를 최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베이징 3공장이 최근 1개월 사이 사흘만 가동했다며 현재 생산라인이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측은 베이징 공장을 떠나 충칭이나 창저우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에게 5000위안(약 83만원)의 보상금을, 스스로 퇴사하는 직원에게는 한 달 치 월급에 '근무연수+1'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교대로 바꿀 베이징 2공장으로 옮기거나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자회사로 전직하는 것도 선택 방안이다.
차이신은 베이징현대가 내부 문건에서 최근 감산의 영향으로 1분기 베이징 3공장에서만 1500명의 유휴 인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에만 3개 공장 등 모두 5개 승용차 공장을 가동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이 165만대에 이른다. 중국 승용차시장연석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중국 판매량은 목표치 90만대에 못미치는 79만대에 머물렀다.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차이신은 베이징현대가 정식 해고 절차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감원을 유도하는 '소프트 감원'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사직한 한 전 직원은 차이신에 "지난주 회사에 이직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지만, 그 후 계속 전화가 와서 다른 곳으로 가 근무하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베이징 사람인데 어떻게 가족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실적 둔화로 공장 효율성 제고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춘절을 앞두고 이직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인사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차이신에 "이번 인사 변동은 공장 간 정상적인 인사 조정으로, 감원이라는 것은 사실에 맞지 않는다"며 "일부 직원을 충칭과 창저우 공장에 보내는 것은 그곳의 숙련공 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2002년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시 국유기업인 베이징자동차가 각각 50% 지분을 갖는 식으로 세운 합작 법인이다. 베이징현대는 중국에서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만큼 고성장을 해왔지만 중국 토종업체들의 진격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로 반한(反韓)정서가 커지면서 2017년 판매량이 78만대로 급락했다. 2014년 4위였던 중국 승용차 판매량 순위는 지난해 9위로 밀려났다.
특히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28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과 부채감축 정책에 따른 소비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베이징현대뿐만 아니라 중국 안팎의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고전 중이다. 최근 미국의 포드는 작년 4분기 중국 합작사의 판매 대수가 14만7000대로 전년 동기(34만1000대)에 비해 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2272만대로 전년보다 6%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 토종 자동차를 대표하는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베이징현대의 2배 수준인 150만대를 판매했다. 2016년 처음으로 중국 승용차 판매량 10위권에 진입한 지리는 지난해 전년보다 2단계 오른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