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해협에 자국 항공모함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기자들과 만나 "대만해협은 국제 수역으로 우리가 통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해당 해역을 지나는 데 있어 함정의 종류에 어떤 제약이 따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년간 이 해역에 대한 항모 투입을 자제해온 미국이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일본 방문 중인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18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대만해협을 지나는 데 있어 (미국)함정의 종류가 제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5~1996년 중국은 독립을 주장하는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해협에 잇달아 미사일을 쏘며 극도의 긴장을 조성했다. 당시 미국은 2척의 항모를 급파해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도발 행위를 중단했다. 당시의 굴욕 이후 중국은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그 이후 미국의 항공모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이 마지막이었고,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이 해역에 대한 항모 투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미·중이 무역 분야를 넘어 전방위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들어 '대만 통일'을 강조하며 '무력 사용 불사' 방침을 내놓자 미국은 대만해협에 대한 항모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